송강호와 박해일, 전미선이 한글 창제에 얽힌 과정을 연기한다. 세종대왕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 '나랏말싸미'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25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조철현 감독 등이 참석했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송강호)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랏말싸미'는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총집합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한글 창제 자체를 다루는 이야기가 관심을 더한다.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나랏말싸미'는 한글을 만드는 과정을 기본으로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을 배우들이 훌륭하게 살려줬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생충'에서 전원백수가족의 가장 기택 역을 맡아 활약했던 송강호는 이번 '나랏말싸미'를 통해 세종대왕으로 변신했다. 박해일은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신미 스님을, 전미선은 세종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 소헌왕후 역을 맡았다.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박해일, 전미선, 송강호 / 사진=구혜정 기자
세 배우는 '살인의 추억' 이후 22년 만의 재회에 벅찬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한글 창제를 그린 작품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함께 밝혔다.
송강호는 "부담도 됐지만 이런 기회에 안 해보면 언제 세종대왕을 맡아보겠나 싶었다. 한글이라는 업적만 생각했지 고통스러운 심정이나 군주로서 백성 생각하는 마음을 이 작품 통해 느꼈다. 매력적으로 와 닿은 작품"이라고 언급했고, 박해일은 "신미스님 캐릭터가 제겐 호기심이 컸다. 인상적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미선은 "내가 되고 싶은 성품이 대본 속 소헌왕후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감독은 이 영화를 15년 동안 구상했다고 회상했다.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 사이에 신미스님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에 큰 흥미를 갖게 됐다던 그는 "한글의 창제 원리와 그 원리에 기반해 만들어가는 과정을 씨줄로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세종대왕 소헌왕후 신미스님과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많은 이들의 2년을 날줄로 엮은 영화다"며 소개에 나섰다.
송강호 역시 이에 대한 말을 보탰다. 그는 "세종대왕이 가진 고뇌와 군주로서의 외로움, 불굴의 신념과 문화적으로도 강한 나라가 되고 싶어 했던 군주의 마음이 담겼다. 수건의 물기가 슬그머니 나오다 흥건해지는 듯한 영화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 / 사진=구혜정 기자
감독은 말하다 눈물을 쏟기도. 조철현 감독은 "작가와 조선왕조실록과 한글 관련 서적, 논물, 기록영상을 봤다. 신미스님 행적 찾아 전국의 사찰도 돌았다"면서 "특히 이 영화를 만들고자 노력한 결정적 계기는 어머니였다. 어머니 평생의 한이 글자를 모르는 것이었다"며 눈물과 함께 말을 잇지 못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후 감독은 사실과 허구 중에서 중심을 잡기 보다는 영화 자체가 결국은 서사라고도 말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그는 "역사와 허구 사이에 서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정교한 고증을 거쳐 사실 기반으로 만들어져도 결국 영화는 서사일 뿐"이라면서 "세종께서 스님과 함께 한글을 만들었다는 구체적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정황이 그럴 뿐이다. 영화 보시면서 훈민정음 코드와 서사를 즐겨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보다는 영화에 스며진 심정과 심상 등 느낌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관객들이 영화 보고나서 스포일러 조심해야한다고 하지 않고 자기가 느낀 것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그렇게 봐야 더 재밌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여 궁금증을 더했다.
'나랏말싸미'는 오는 7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