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원 특파원 = 국제유가는 2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우려에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4%(2.89달러) 뛴 56.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들어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2시48분 현재 배럴당 4.59%(2.84달러) 오른 64.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 새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의 정찰용 무인기(드론) 'RQ-4 글로벌 호크'를 격추하면서 치솟았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게 부각된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무인기가 자국 영공을 침입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국제공역에 있었다고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고 경고하면서도 "(이란의 무인기 격추가)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믿기 어렵다"면서 수위조절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공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최근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드론 격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양측간에 일촉즉발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기존에 유지해왔던 '인내심'이라는 표현을 삭제,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유가 상승 배경이 됐다. 금리 인하시 원유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 금값도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6%(48.10달러) 급등한 1,396.90달러를 기록했다. 1천400달러 턱밑까지 오른 것이다. 2013년 9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