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주제강연
"난민을 반대하는 분들의 이해를 도모하고 강요하려고 책을 낸 것은 아닙니다."
배우 정우성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의 출간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그는 자신의 난민 보호 활동 5년을 기록한 이 책을 펴냈다.
정우성은 이날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에는 수백명이 몰려 강연이 열리는 행사장 외부까지 사람들이 둘러쌌다.
정우성은 지난해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 등에 대한 옹호 발언 등의 활동을 하는 자신을 향한 '악플'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무섭지는 않았으나 놀라긴 했다. 반대의 목소리가 어떤 이유로 전달됐는지 알기 위해 댓글을 봤다"며 "대다수 우려의 목소리는 난민에 대해 이해가 깊지 않아서였다. 이런 분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것이 담론을 성숙하게 이끌어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난민에 대해 "난민을 보편화한 성향으로 도식화해서 난민 전체가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집단이라고 이해하면 안 된다"며 "난민을 우리나라에서 보호하게 됐을 때 우리나라 법체계 안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 또 고국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존감을 지키며 나중에 돌아갈 희망을 품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한국과 현재 난민의 상황이 비슷한 점이 있음도 상기했다.
정우성은 "난민 발생의 이유는 제국주의와 냉전 등으로, 대한민국이 겪었던 근대의 아픔과 맥락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운 시절을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기 때문에 난민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의 굳건함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는 정우성은 앞으로도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을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오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기구에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는 할 것 같다. 아직은 그만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건강도 괜찮고 1년에 한두 번 캠프에 갈 여력도 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