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교제하던 남성에게 사기당한 돈을 되찾으려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했으나 그가 실행에 옮기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모녀가 쇠고랑을 차게 됐다.
27일(현지시간) 마드리드 경찰 발표와 EFE통신,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문제의 모녀 중 어머니(52)는 남자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총 6만 유로(약 7천900만원)를 빼앗겼다고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수사가 진행되던 중 딸의 남자친구(29)가 모녀에게 접근해 자신이 스페인 첩보기관인 국가정보센터(NIC)의 고위 요원이며, 대가를 주면 어머니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에서 적출한 장기를 팔아 사기당한 6만 유로를 되찾아 주겠다고 제안했다.
딸의 남자친구는 NIC 로고가 인쇄된 서류 등과 가짜 이력서를 들이밀며 자신의 계급은 중령이고 숙련된 명사수인 데다가 심문 및 암살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벵골어와 하와이어를 포함해 22개 언어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모녀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7천 유로(약 920만원)의 착수금까지 지불했으나 기다리던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다.
속았다고 느낀 모녀는 다시 경찰을 찾아가 이번에는 딸의 남자친구를 신고했으나 도리어 자신들이 살인 교사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딸 남자친구의 소재 추적에 나서는 한편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기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위조 서류를 입수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청부살인 대상이었던 어머니의 남자친구는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